도전하면 할 수 있다
하반신마비 장애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고 있는 김음강 입니다.
철인3종경기 대회 후기를 써야 하나를 고민하다 이렇게 저의 경험에 대한 얘기를 쓰기로 결정한 이유는 저의 경험담이 새롭게 철인3종경기에 입문해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제가 스포츠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햇수로 3년 전의 일로 속초에 레이싱용 휠체어를 강원도에서 지원이 되어 있었으나,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에 출전한 선수가 더 이상 휠체어마라톤을 않기로 하여, 선수가 없으면 장비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에 대회 때마다 4~5일의 연습만으로 출전을 하였습니다. 물론 결과는 항상 꼴찌였습니다. 다만 순간적인 힘은 좋아 작년에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200m 단거리에서 동메달을 따기는 하였지만, 다른 모든 대회의 결과는 완주는 하였으나, 꼴찌였습니다. 뇌성마비 1급 장애를 가진 아내를 돌보다보니 가사, 간병의 역할을 모두 제가 맡아서 하다보니 평소에는 전혀 운동을 않다가 대회를 앞 둔 몇 일의 연습으로 대회를 치르다보니 당연한 결과이고, 다행스런 것은 그래도 항상 완주는 하였다는 것입니다.
철인3종경기에 입문하게 된 것은 2007년 12월경에 우연히 동영상을 통해 [아버지의 무한사랑]이란 딕 호잇 부자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고, 저도 철인3종경기에 도전해 보리라 막연히 마음을 먹고, 그 첫대회를 제가 사는 지역인 속초에서 있는 설악국제 트라이애슬론대회에서 치르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회를 치르기 위한 준비라고는 어릴적 바다에서 물놀이 하던 실력에 수영장에서 일주일 동안, 아무런 지도 없이 혼자서 지구력 훈련만 하였고, 1시간씩 운동장 트랙을 휠체어로 일주일 돌아 본 것과 사이클은 대회 2일전 천안에서 급 공수해와 기어를 어떻게 넣는지만 배워서 스프린트코스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대회 당일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이루다가 깜빡 잠이 들어 6시 37분에 잠이 깨어 부랴부랴 집에서 대회장에 도착하고 정신 없이 대회를 치루다보니 얼떨결에 완주는 하였더라고요. 수영이라고는 영법과도 많이 뒤떨어진 막가파식 영법에다, 기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이클 경험과 항상 꼴찌만 하는 마라톤 실력으로 말이죠.
7월 6일에 경주대회에는 올림픽코스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연습을 더 하여서 7월 20일 이천 설봉대회에 올림픽코스 도전을 하고자 하였으나, 방송촬영 일정상 앞당겨서 도전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참담하였습니다. 5시간 20분 16초의 기록으로 완주는 하였습니다.
수영의 경우 대회 2일전에 수영 강사에게 2시간 동안 자유형에 대해 호흡법과 자세 등의 교육을 받아 속초대회의 막가파식 보다는 발전하였으나, 슈트를 잘 못 입어서 가슴이 압박되어서 입수전부터 호흡이 곤란하더니 입수 후에도 호흡 곤란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속초대회 보다는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사이클의 경우 핸드사이클을 사용하다보니 언덕의 취약 점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상황에 맞는 기어 변속을 하지 못한 관계로 오르막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여, 마라톤까지 영향을 주었고, 결국 저조한 기록으로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하반신마비의 장애가 있으면서도 철인3종경기에서 완주하는 것이 대단한 것도 아니며, 아직은 왕초보 트라이애슬론 선수일 뿐이며, 수영, 사이클, 마라톤의 훈련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반신마비 장애인으로 수영, 사이클, 마라톤 모두 형편 없는 실력인 제가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완주하였다는 것은 저 보다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하반신마비 장애인들이 “실력도 운동량도 없는 김음강도 하는데,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도전만 한다면 누구나 저 보다도 잘 할 수 있고, 그로인해 한국의 철인3종경기가 인기종목이 됨은 물론이고 장애인 철인3종경기도 정식 종목으로 자리잡으리라고 봅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모든 인간은 새로움에 대한 도전에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도전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아무나]가 아닌가 합니다.
철인의 입문 과정은 외롭고 고독하였으나, 이젠 관심과 격려 주시는 많은 철인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관계자님들께 감사하며, 특히 많은 관심과 친절한 안내 주신 심판 위원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