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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를 처음으로 맞이할 때 그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

더최고신문 2006. 3. 21. 02:06

그가 나를 처음으로 맞이할 때 그는 침상에 누워 있었다.

“00엄마! 담배하고 재떨이 가져와.”하고 그가 소리를 지르자 그의 아내는 “예”하며 즉각 담배와 재떨이를 가지고 와서는 그의 입에 담배를 한 개비 물리고는 불을 붙여 주었다.

전신마비인 그가 너무나 당당하게 그의 아내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모습에, 나는 농을 섞어 그에게 물었다. “00씨! 입만 살아있는데, 큰소리쳐도 괜찮은가요?”하자 그는 “결혼서약서에 다 있습니다.”라고 한마디 던질 뿐이었다.

잠시 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둘이 들어오자 그는 아이들에게 “숙제 다 했어?”라고 한다. 그의 위엄 있는 말에 아이들은 기를 펴지 못하고 “아빠! 지금 할게요.”라고 하고는 부랴부랴 책가방을 꺼내왔다.

강릉에 사는 박아무개씨는 결혼 후에 경추를 다쳐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지 여러 해 지났으나 그는 여전히 한 가정의 가장인 것이다.


내가 그를 만난 것은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그가 입에 붓을 물고 서예를 익히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서 취재차였다.


그의 서예 실력은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수준급으로 해마다 전시를 열고 그 수익금으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경추를 다쳐 전신마비가 되었다고 하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한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존귀함을 망각한 편견이라 할 수 있다.


전신마비 장애를 가진 가장을 “아무 쓸모없다.”거나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인격적 무시를 하거나 하였다면 그와 그의 가정에 행복은 없었으리라.


신체적장애가 장애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편견이 장애인 것이다.

장애를 극복하고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된 장애인들을 우리는 인간승리자로 그리고 있다. 물론 그들은 인간승리자이며, 장애를 극복한 당사자에게 박수와 찬사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린 인간승리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며 장애를 장애로만 바라보지 않고 한 인격적객체로 받아들이는 참사랑이 필요하며, 그런 참사랑은 편견의 벽을 뛰어넘어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게 하리라!

그리고 우리사회에서 인간승리자로 불리는 장애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가족과 이웃들이 진정한 인격적객체로 받아 들였기에, 그들의 오늘이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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