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편견을 넘어

더최고신문 2006. 4. 17. 11:02
 

편견을 넘어

나의 아내는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고, 나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다.

 

 

 

나의 아내는 18년이란 세월을 사회복지법인 시설에서 생활해왔고, 그곳에서 정해주는 모 대학병원에서 고관절수술을 세 차례나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너무나 참담한 아픔을 안겨주었다. 인공관절을 넣어준다는 의사는 아내의 관절뼈를 마구잡이로 잘라 놓고, 인공관절도 넣을 수도 없게 만들고 그대로 봉합해 버리고는 다음 날, 아내에게 "내가 말 안했죠? 인공관절이 맞는 것이 없어 못 넣었습니다."라고 한마디 던지고는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내는 울부짖으며 의사에게 항의를 하였고, 가만히 있질 않고 의사에게 항의를 하였다는 이유로, 아내는 시설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았다. 시설에서 자주 이용하는 병원에다 원생인 주제에 항의를 하므로 시설에 누가되지나 않나 하는 이유에서다.

그 결과 나의 아내는 인공관절을 넣는 것도 불가능하며, 신경통증으로 평생을 통증 약에 의존하면서도, 심한통증의 고통 속에서 살아야할 운명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나의 아내는 꿈을 잃지 않았고, 언제나 아내의 시 속에서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었다.


         세 개의 바늘

                          


              조용한 공간에 있노라면

              째깍째깍 세 개의 바늘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질서 있게 정확히 움직이는

              세 개의 바늘  이 세상에서

              순금보다 비싼 것은 시간

              이라고 합니다.


              세 개의 바늘 위에 온 세계가

              움직입니다.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없고

              급해도 빨리 갈 수 없는 것이

              시간입니다.


              지나간 시간을 추억으로 만들고,

              지금의 시간을 행복으로 만들고,

              미래의 시간을 희망으로 만드는


              세 개의 바늘은 신비롭습니다.


아내는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은 수용시설에서의 탈출!

자유를 그리워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머니 혼자서 감당해야하는 자녀양육에 걸림돌이 된다고 희생양이 되어, 18세의 나이에 시설에 들어와 서른여섯 살의 노처녀가 되어 있었으나, 어머니와 형제들은 아내를 가족의 품으로 데려올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런 어머니와 형제들에 의해 자유를 찾게 되리라고는 기대조차 하질 않았다.

아내는 인터넷에 자신의 자유를 도와달라는 도움의 글을 남겼고, 누군가 이 글을 퍼 날라서 우연히 내가 보게 된 것이다.

탈 시설을 주장하던 나로서는 그룹홈이나 혹은 방을 얻어 도우미를 연결해 주는 방향에 대해서 도움을 주겠다고 연락처를 남겨 서로 연락을 하게 되었고, 취재차 아내가 있는 시설에서 만남의 시간과 함께 아내가 쓴 위의 시를 보게 되었던 것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첫째 아내와 사별하고 방황하던 나로서는, 아내의 밝은 모습과 희망을 노래하는 아내의 시에 커다란 충격과 함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모두 부정적이었으나, 나와 아내는 함께한 2년 6개월 여간 서로에게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뇌성마비 1급으로 도움이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아내의 수발을 내가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얼마가지 않아서 곧 아내를 버린다는 기우를 무색케 하고, 나는 전업주부로서, 아내의 가사간병인으로, 장애인관련 신문 기자로, 특산물매장이라는 쇼핑몰의 운영자로 1인 3~4역을 하며, 아내와 함께 [더블어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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