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돈키호테

더최고신문 2008. 7. 16. 05:30

 

 

1991년 속초 대포항에서 삼륜오토바이에 좌판을 벌여 대포항 등대입구 방파제에서 커피행상을 시작했다. 여자들이 관광객들에게 배달까지 해 주는 반면 장애가 심한 나는 삼륜오토바이에 가만히 앉아 손님을 기다리다보니 하루 수입이 몇 천원에 불과했다. 수입보다도 옆에서 연신 배달을 하며 즐거운 비명을 질러대는 커피행상 여자들을 보는 나 자신의 상대적 빈곤감과 자존심, 자괴감에 당장이라도 커피행상을 그만 두고 싶은 심정도 있었으나, 포기하고 도망치는 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죽음보다 참기 힘든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의 해결 방법도 있는 법!

목공예를 할 때 입던 작업복을 찢어 거꾸로 입고 불그림을 그리던 것을 활용하여 분장(?)도 하고 각설이가 되어 커피행상에 나섰다.

하반신마비 장애인 최초의 품바가 등장한 셈이다.

이런 광경을 본 동네 어르신들은 지나칠 때마다 "이놈아 그게 뭔 꼴이야...쯧쯧쯧......."하곤 하였으나, 난 대꾸도 않고 당당하게 각설이의 모습을 유지하였고, 이런 재밋는 모습은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보여 [춤추는 커피]라는 대포항의 명물이 되었었다.

그리고 2008년 6월 15일 설악 국제 트라이애슬론대회(철인3종경기)에 하반신마비 장애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도전을 시도하여 스프린트코스를 완주하였다.

힘들다, 어렵다는 염려를 무색케 하면서 말이다.

7월 6일 경주 보문호 일대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선수권대회에서 다시 올림픽코스에 도전하여 시간내 완주는 아니지만, 5시간 20분 16초의 기록으로 완주하였다.

7월20일에는 이천 설봉대회, 7월 27일에는 목포대회 올림픽코스에 도전한다.

이 두 대회를 시간내 완주하여 2008년 9월 7일에 충남 태안에서 있을 2008 태안그레이트맨 국제철인3종경기대회 아이언맨코스(수영3.8Km, 사이클180.2Km, 마라톤42.195Km)에 꼭 도전하고 싶다.

할 수 있다. 아니 꼭 하리라.

아자~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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